디지털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손글씨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는 손글씨를 보는 것은 희귀한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문득, 일상생활 속에서 아직 살아 숨 쉬고 있는 손글씨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이 책은 그 결과물로서, 지난 1년 동안 시장, 카페, 음식점, 주택가, 상가, 길거리 등 다양한 장소에서 보석처럼 발견한 400여 장의 손글씨 사진을 소개합니다. 사진들은 저마다의 목적으로, 다양한 정보와 감정을, 때로는 친절하게 때로는 격렬하고 절박하게, 독특한 형태로 쓴 손글씨를 담고 있습니다. 사진들을 크게 3개의 범주(생활편, 활동편, 영업편)로 나누어 정리하면서 현재 우리 주변의 삶을 엿볼 수 있었고, 손글씨는 그 자체로 개인의 개성과 감성을 담아내는 생활예술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손글씨가 점점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이 책을 통해 손글씨의 매력을 다시 발견하고, 그 가치를 되새기고, 손글씨의 외침을 더욱 소중히 여기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해야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을 살고 싶어 대기업을 그만 두고, 어린 시절부터 쓰고 그리고 만들고 손으로 직접 하는 일을 좋아해서 캘리그라피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공부하고 영감받는 모먼트를 즐기고, 머리와 마음 속에 스민 생각과 느낌들을 작품으로 표현할 때 행복하다. 예술을 위한 예술보다는 일상 속의 예술을 추구하며, 소소한 프로젝트를 스스로 만들고, 그 결과물로 간간이 전시를 하고 책도 낸다. 호기심이 많아 어디로 튈 지 모르지만 우아도도한 삶을 추구하며 그런 삶이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